한식디저트 창업을 준비하면서 떡제조기능사와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기본기를 쌓았습니다. 그 다음 단계로 더 깊이 있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자 서울 북촌에 위치한 ‘궁중병과연구원 떡전문가반’ 수업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서울을 오가며 수 많은 고수들 사이에서 배움을 이어간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겸손과 배움의 태도를 갖춘다면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궁중병과연구원 떡전문가반 수업 5개월의 여정

궁중병과연구원은 중요무형문화제 제38호 조선왕조궁중병과를 계승시키기 위한 국가공인 교육기관으로, 궁중 떡과 한과를 집중적으로 배우며 이론과 실습이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업은 3월부터 7월까지 매주 수·목요일, 총 32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지방에 거주하는 저는 매주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을 오가며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체력적으로,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는 해낼 수 있을 거야”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수업 첫날부터 현실의 벽을 느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높은 난이도와 깊이 있는 내용에 자신감은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한식디저트 고수들 사이, 작아진 나

함께 수업을 들은 22명의 수강생들은 서울, 경기 뿐 아니라 제주, 경주, 부산, 심지어 외국에서 온 분들도 계셨습니다. 대부분 이미 1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고수들이거나 한식디저트 매장을 운영하는 분들이었죠. 자격증 하나 달랑 들고 들어간 저로선 그야말로 초보자였고, 실습 시간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허둥 지둥 하기 일쑤였습니다. 멀뚱히 눈치만 보던 첫 한 달은 꽤 힘든 시간이었지만, 한 달씩 조가 바뀌고 시간이 흐르면서 저도 서서히 적응할 수 있었고 그 과정 자체가 큰 배움이 되었습니다.


실력보다 중요한 배우는 태도

'아직 내 수준엔 이르지 않았던 수업일까?', '좀 더 준비하고 왔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수업은 실력 그 이상을 가르쳐주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가장 크게 배운 건 ‘태도’ 였습니다. 실력은 연습으로 쌓을 수 있지만, 겸손하게 배우고 묵묵히 관찰하는 자세는 쉽게 익혀지지 않는 가치였죠. 고수들의 손놀림, 재료를 다루는 방식, 작업의 흐름을 지켜보며 배운 시간들은 제게 가장 큰 성장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부족하니까 더 집중했고, 그만큼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겸손이 만든 성장의 시간

궁중병과연구원에서의 5개월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배움의 태도’ 를 익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엔 자신감도 떨어지고 작아졌지만, 겸손하게 배우고 스스로를 다 잡았던 그 시간이 오히려 저를 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돌아보면 이 경험은 창업을 준비하는 제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고수들을 만나고, 실전에서 수많은 도전을 마주하겠지만, 배움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면 분명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자격증만 따고 바로 수업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진 않지만, 그래도 그전에 기초 과정이나 원데이 클래스 등 다른 강사님들의 수업을 조금이라도 듣고 왔다면 훨씬 더 눈에 들어오는 것도 많고, 이해도도 놓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궁중병과연구원 수업은 교육수준, 수강료, 시간소요 등 결코 가볍게 결정할 수 있는 과정이 아니기에, 혹시 저처럼 초보이신 분들이 수강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다른 수업을 먼저 경험해보고 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고수들 사이에서 실력이 부족해도 작아지지 마세요. 

중요한 건 배우려는 자세와 태도입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성장합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