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기능사 자격증은 디저트 전문직 종사자 뿐 아니라 취미로 홈베이킹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취득하는 자격증입니다. 떡제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니 주변에서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증을 많이 권유해 주시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제과제빵을 배워두면 한식디저트 퓨전메뉴나 신메뉴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제과제빵기능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과제빵기능사 도전 기록

내일배움카드를 사용하여 국비교육으로 참여하였고, 3개월 간의 제과제빵기능사 이론과 실기과정을 이수하였습니다.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기와 기억에 남는 제빵기능사 5번 불합격 경험을 기록해보았습니다.

제과기능사는 원패스! 

제과제빵 수업은 떡과 또 다른 흥미와 재미가 있었습니다. 쿠키, 케이크, 타르트 등 다양한 디저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신기했습니다. 무엇보다 떡 수업 후에는 당일 먹는 양보다 냉동실에 넣어두는 양이 많았지만, 빵과 과자는 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고, 드리는 저도 소소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제과제빵기능사 필기 시험은 수업 초반에 두 종목 다 미리 합격을 해 두었고, 실기시험은 학원수업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 준비하면서 강사님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제과기능사 실기시험은 운 좋게 한 번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습니다. 제과기능사 한번의 합격이 어리석게도 보통의 노력 없이도 내가 요리에 재능이 있다는 큰 착각을 하게 되었고, 제빵기능사 시험에 무한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빵기능사 6수, 식빵 앞에서 무너진 자신감

처음 응시한 제빵기능사 실기 시험에서 초반부터 계량 실수로 시작했습니다. 계량한 재료와 반납해야 할 재료를 혼돈하게 되면서 소시지 빵을 아주 특대 사이즈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무슨 자신감인지 결과가 나오고 나서도 실수로 치부하며 나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했었습니다. 그 때 부터가 불합격의 시작인 줄도 모르고 합격만 생각하고 바로 다음 시험을 응시했습니다.

시험에는 메뉴, 날씨, 작업환경, 옆 사람, 감독관 등등 합격에는 많은 운들이 작용하겠지만 그래도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자신의 실력이었습니다. 소세지빵 이후로 이상하게도 연달아 식빵 종류만 4번이 나왔고, 강한 포스로 위축감을 주는 감독관님을 연달아 3번이나 만나기도 했습니다. 쌀식빵에서 갑자기 가루 이스트가 나왔고, 반죽기가 반복적으로 멈추는 경험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식빵에서 연속 4번의 불합격을 겪으면서 기본도 부족한 제 자신에 실망했었습니다. 손반죽으로 연습을 하다가 3번째 불합격을 하고 나서는 100만원 넘는 반죽기를 구입하여 새벽까지 연습도 했지만, 결과는 계속 불합격이었습니다. 그 시기에는 서울에서 떡 수업도 병행 중이었기에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자책도 하고, 조급함도 생기고, 포기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불합격 경험을 통해 쌓인 유연함 – 기술보다 마음이 먼저

그 때까지만 해도 내 실력 보다 환경 탓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지역을 옮겨 6번째 시험을 응시하였습니다. 시험 장소를 옮겨서 인지 아니면 반복된 연습으로 실력이 쌓여서 인지 여섯 번째 시험에서는 식빵이 아닌 다른 품목이 나왔고, 드디어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합격의 순간은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기쁘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때는 자격증 여부보다 만드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 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시기였습니다. 식빵은 단순히 반죽하고 굽는 과정이 아니라, 섬세한 시간 조절, 발효 온도, 손끝의 긴장까지 정성과 기다림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한 계획대로만 하려고 했죠. 맛있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자격증을 빨리 따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식빵이 가르쳐준 창업 마인드

마지막 여섯 번째 도전에서 제빵기능사 시험에 합격했을 때, 오히려 실패를 수용하고 잘 안될 때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창업과정도 제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정해진 계획보다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흔들리지 않기 위한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마음에 합격을 내려놓으니 식빵 반죽에 손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던것처럼 지금도 그때의 감각을 기억하며, 창업의 길에서도 힘을 빼고 흐름에 따라 가보고자 합니다. 


제과기능사의 한 번의 합격보다 제빵기능사 5번의 불합격이 개인적으로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반복된 실패 속에서 저는 기술보다 중요한 ‘마음’, 그리고 창업에 필요한 유연한 사고를 배웠습니다. 요즘 창업을 준비하며 주변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불안하고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빵기능사 시험도 결국 합격했던 것처럼 실패는 과정이고, 배움은 계속되기에 나의 속도대로 나아가고자 합니다.